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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미씽: 그들이 있었다>가 선택한 이야기의 구조 그리고 산 자와 죽은 자를 잇는 서사

by reohoho 2025. 12. 20.

한국 드라마 미씽 : 그들이 있었다 포스터 사진

드라마 〈미씽: 그들이 있었다〉는 실종이라는 비극적 사건을 다루면서도, 범인을 추적하거나 반전을 쌓는 방식에 집중하지 않는다. 이 작품의 중심에는 언제나 ‘남겨진 관계’가 놓여 있다. 특히 산 자와 죽은 자를 잇는 독특한 서사 구조는 이 드라마를 단순한 미스터리나 판타지가 아닌, 감정의 기록으로 만든다. 죽은 자들은 완전히 사라진 존재가 아니라, 아직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지 못한 채 머물러 있는 존재로 그려진다. 그리고 산 자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, 대신 전해주며, 마침내 세상에서 잊히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맡는다. 〈미씽〉의 서사는 이 만남을 통해 죽음 이후에도 관계는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시한다.

죽음 이후에도 남아 있는 이야기들

〈미씽: 그들이 있었다〉에서 죽은 자들은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. 그들은 미해결된 감정과 사연을 안고 남아 있는 사람들이다. 이 드라마는 죽음을 단절로 규정하지 않고, 말하지 못한 이야기의 중단 상태로 바라본다. 망자의 마을에 머무는 이들은 억울함, 그리움, 후회 같은 감정을 품고 있으며, 그것이 풀리지 않는 한 떠날 수 없다. 산 자들은 우연히 이 세계와 연결되며, 죽은 자들의 이야기를 대신 세상에 전달하는 매개가 된다. 이러한 구조는 죽음을 비현실적인 영역으로 밀어내지 않고, 오히려 현실과 맞닿아 있는 감정의 연장선으로 다룬다. 서사는 처음부터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명확히 나누지 않으며, 그 사이의 흐릿한 지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.

연결의 역할을 맡은 산 자들의 책임

산 자들은 특별한 능력을 지닌 영웅이 아니다. 그들은 우연히 연결되었고, 그 연결을 통해 책임을 떠안게 된 평범한 인물들이다. 〈미씽〉은 이 책임을 무겁게 다룬다. 죽은 자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, 그들이 남긴 삶의 흔적을 끝까지 마주하는 일이다. 때로는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이 산 자들에게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. 그럼에도 이들은 도망치지 않는다. 드라마는 이 선택을 숭고하게 미화하지 않고, 조용한 결단으로 그린다. 산 자와 죽은 자를 잇는 서사 구조는, 누군가의 삶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억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. 이 연결은 구원이기 이전에, 책임이며 약속에 가깝다.

연결을 통해 완성되는 이별의 의미

〈미씽: 그들이 있었다〉에서 산 자와 죽은 자의 연결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. 오히려 이 연결의 목적은 언젠가 제대로 이별하기 위함이다. 죽은 자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세상에 전해지고,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 비로소 떠날 수 있다. 이별은 슬픔이지만, 동시에 완성이다. 드라마는 죽음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그리지 않는다. 대신 충분히 애도하고, 기억하고, 이야기한 뒤에 보내는 과정을 중요하게 다룬다. 산 자와 죽은 자를 잇는 서사는 결국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귀결된다. 〈미씽〉은 이 조용한 연결을 통해, 사라진 이들이 결코 혼자가 아니었음을, 그리고 기억되는 한 존재는 완전히 죽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깊은 울림으로 전한다.